BMW EGR 밸브 안전한가

민관합동조사단이 BMW측이 주장해 온 것과 다른 차량 화재 원인을 밝혀냄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하는 '소프트웨어 조작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7일 민관합동조사단은 BMW 차량의 화재원인이 회사측이 주장한 ‘EGR

(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바이패스 밸브열림’이 아니라 ‘EGR밸브’와 연관이 있는 등 이제까지 알려진 발화 원인외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GR바이패스 밸브는 EGR의 가스가 어느쪽 통로로 갈지를 정하는 '열림·닫힘'(on·off) 개념이다. 

반면 EGR 밸브는 흡입구로 재순환하는 배기가스량을 제어하는 역할로 이때 자동차 소프트웨어가 미세하게 조작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배기가스가 먼저 EGR 밸브를 지나간 다음 EGR 냉각기로 들어갈지 혹은 EGR바이패스 밸브로 들어가 흡기다기관으로 갈지 2가지 중 선택하게 돼 있다. 

배기가스가 고온이면 EGR 냉각기로 가고, 저온이면 EGR바이패스가는 걸로 설계를 한다.

조사단 관계자는 7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초 BMW측은 (배기가스가) 고온인데 EGR바이패스로 가서 각종 퇴적물과 함께 발화 원인이 된다고 발표했다"면서 "EGR 밸브는 (배기가스량 제어를 위해) 많이 열거나, 조금 열었다 한다. 제어를 한다는 의미다. 

조사단은 소프트웨어 오류 개연성이 있어 나온 결과를 가지고 자료 분석 및 추가 실험을 해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프트웨어가 제어를 하는 과정에서 밸브가 닫히지 않거나 천천히 닫히면, 소프트웨어 문제로 볼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데이터 가지고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BMW측이 국내 환경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배기가스 저감 설정을 바꿨을 수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EGR 동작 빈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설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조작(임의설정)에 화재 원인이 있다면 BMW 측의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조사단은 향후 EGR 쿨러 파손의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EGR 시스템 제어관련 프로그램인 전자제어장치(ECU)의 발화연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최종 조사결과는 다음달에 나올 예정이다. 

디젤차는 엔진이 배기가스인 질소산화물 일부를 회수해 다시 태우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때 EGR 모듈이 엔진에서 배기가스를 받아 냉각시킨 뒤 연결돼 있는 흡기다기관에 보내는 구조다.

조사단은 화재 발생을 재연하기 위해 8만㎞의 주행거리를 가진 중고차를 구입, 화재 개연성이 있는 3가지 조건을 설정한 뒤 차량·엔진 상태를 확인했다.

3가지 조건은 ▲EGR 쿨러(냉각기)에 누수가 된 상태 ▲EGR 밸브 일부 열림 고착상태로 고속 주행 ▲배출가스 후처리시스템(DPF/LNT) 작동시 화재가 발생한 경우다. 

조사단 관계자는 "EGR 밸브를 통해서 들어가는 배기가스 온도가 어느정도 되면 화재로 이어진다"며 "EGR 쿨러가 문제가 없으면, 쿨러가 열려있어도 냉각시키면 된다. 그러나 지금은 EGR 쿨러가 누수가 되는 등 막혀 있어 발화로 이어질 가능성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BMW측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민관합동조사단 분석 결과 BMW차량의 화재 원인이 'EGR 바이패스'가 아닌 'EGR 밸브'라고 밝힌 것과 관련, "EGR쪽의 문제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회사는 EGR 모듈 전체를 관찰하고 있었다. 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는 회사측의 기존 원인 분석과 거의 비슷하다"며 "이번에 나온 것은 중간조사 결과인 만큼 예정됐던대로 리콜을 진행마며 최종 조사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전했다.